1시놉시스 모 제과 제빵 대기업의 인턴 면접에서 떨어진 초보 파티시에 소화는 부산으로 낙향한다. 부산 수영의 동네 빵집 수영제과를 망하게 하고 그곳에 마리호텔과 김마리 베이커리를 오픈하려는 프로젝트에 소화를 위장 취업시키는 유명 파티시에 김마리. 평소 동경하던 유명 파티시에 김마리의 온갖 회유에 따라 소화는 수영제과를 망하게 하려 기괴한 사건들을 기획하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이 동네 빵집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1프로그램 노트 최고의 파티셰를 꿈꾸는 소화는 제과제빵 대기업 인턴 면접에서 낙방하고 부산으로 내려오게 된다. 동네빵집 ‘수영제과’를 운영하는 강두의 도움으로 소화는 자신이 파티셰의 꿈을 키웠던 곳에서 다시 일하며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간다. 한편, 소화의 롤모델이자 유명 파티셰인 사업가 김마리는 수영제과를 몰아낸 뒤 그 자리에 호텔을 세울 계책을 갖고 본격적으로 소화를 이용한다. 김마리의 약속을 철썩같이 믿고 스파이 임무를 수행하는 소화는 나름대로 수영제과를 망하게 만들어 버릴 작전을 꾸미지만 의도와는 달리 매번 일이 꼬여 버리고 수영제과는 점점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개의치 않고 수영제과를 압박해오는 김마리의 방해에 힘들어하는 강두를 보며 괴로운 소화. 끝내 소화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영화 <수영제과>는 자본과 힘에 밀려나고 지워지는 지역의 가치를 지키려 분투하는 이웃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함을 상기시킨다. 또한, 실제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빵집을 비롯하여 시민에게 사랑받는 일상의 공간들을 따뜻하고 정감있게 담아내며, 그동안 소리 없이 사라졌던 골목과 동네의 정겨운 풍경들과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온기가 한가득 느껴지는 영화다.(이남영)
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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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불꽃이 있어>(2008) <현수의 노래>(2020) <을숙도. 파트1>(2023)
1시놉시스 한명이 죽어야 한명이 살 수 있는 '샴 쌍둥이'처럼, 쌍둥이 형제 '일도'와 '이도'는 서로의 인생을 빼앗고 차지하려 발버둥친다. 하지만 그보단 먼저, 이들 형제의 목숨을 노리는 악인들로부터 힘을 합쳐 살아남아야 한다.
1프로그램 노트 마치 카인과 아벨의 비극적 운명처럼 쌍둥이 형제 일도와 이도는 둘 중 한 명이 죽어야 한단 현실적 곤궁에 처한다. 장기 매매를 일삼는 폭력 조직에 두 형제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타국에서 온 초현실적 킬러가 그들을 쫓는다. 이 와중에 자신들을 키운 조직의 보스와 부모님 간의 전사가 무척이나 복잡하게 꼬여 있음을 점차 깨닫는다. 삶의 끝이란 절벽에 형과 동생이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면 그들은 과연 어떤 선택지로 갈 것인가. 이에 <천국>은 필름 누아르의 장르적 관습을 적절히 빌려 결국 모든 선택의 끝에 파멸만이 남아 있을 것 같은 비극의 정조를 이끈다. 그러나 어떠한 답도 없는 것 같은 이 난제에서 영화는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지옥 같은 현실을 아예 거꾸로 뒤집어 바라보자고, 우리가 힘써 그렇게 만들자고 말하듯 <천국>은 종종 프레임의 상하를 완전히 반전시키는 형식의 미를 취하기도 하는 것이다. 한편 영화는 부산이란 도시성의 활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항구 도시의 비릿한 동세와 말투의 강세를 통해 적절하게 경쾌한 톤 앤드 매너의 조절에도 성공한다.(이우빈)
1시놉시스 서울에서 철도 기관사로 일하는 문영. 기관사로서 목격하게 되는 사고사와 자신도 모르게 커져버린 삶의 무력감으로 인해 하루하루 삶을 버텨내고 있다. 어느 날 고향 친구 종현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게 되고 그동안 잊으려 노력해왔던 고향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 그리고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상우가 있다. 상우 역시 문영을 따라 뒤늦은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1프로그램 노트 기억의 조각들은 존재와 부재 사이를 부유하다 제각기 자리를 찾아간다. 다만 그렇게 정리되기까지 긴 방황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극중 기관사인 문영은 철도 사고사 목격으로 후유증에 시달린다. 그리고 환영 속에 나타나는 것은 어슴푸레한 새벽녘에 기찻길 위를 뛰어가는 어린 문영의 뒷모습이다. 소싯적 기억은 이미 다 커버린 문영을 은밀히 불러들인다. 힘겹게 발버둥 치는 그녀를 불꽃처럼 반짝였던 순간으로 유인한다. 마침내 문영은 잊고 있던 고향에 내려간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엔 옛 친구들과 추억 어린 공간이 그대로 있다. 아니, 모든 것들이 여전한 듯 다르게, 조금씩 변해있다. 문영은 끈덕지게 과거의 기억을 탐구하고, 심문한다. 그녀의 남편 상우는 급작스럽게 떠난 문영을 쫓는다. 기억 속에 숨은 문영을 찾기 위해 아내의 과거를 아등바등 추적한다. 갖은 노력 끝에 어린 시절 문영과 맞닥뜨리는 상우. 하지만 문영의 존재는 손에 쉽게 잡히지 않는다. 흐릿하고 모호하다. <파동(波冬)>은 기억의 교차로에서 헤매는 인물들을 담고, 그들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도망가고, 뒤쫓고, 숨고, 찾아내려 애쓰는 이들의 몸부림을. 극의 끝에선 시공간을 넘나드는 치환의 순간 또한 목격할 수 있다.(윤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