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놉시스 슬럼프로 인해 발레단을 그만두고 전단지 부착 알바를 하며 지내던 희재는 어느날 자신의 전단지를 알고 다가오는 남자, 시윤을 만난다. 당황스러운 시윤과의 첫만남. 그날 이후 희재의 마음 속에는 시윤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생겨나고, 그에게 자꾸만 이끌린다.
1프로그램 노트 사랑과 구원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겐 눈앞에 있는 작은 불씨라도 마치 큰 화염처럼 느껴 지게 한다. 어쩌면 나에게 맞는 사랑과 구원의 모양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 속 매일 전단지 알바를 하고 있는 희재 앞에 우연히 시윤이 나타난다. 둘은 잠깐의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지만 서로의 모양을 공유한다. 희재는 정말로 가벼워지기 위해서 이 일을 하고 있 는 반면 시윤은 이미 그 자체로서 가벼워 보인다. 오히려 무거워지기 위해서 혹은 희재가 그전에 포기했던 일을 대신하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가는 듯 보인다. 매일 밤 혼자서 희재가 걸었던 도시 의 분홍색 발자국을 몰래 지켜봤던 시윤의 시점을 상상해 본다. 이 만남이 어쩌면 꿈일지도 모르 지만 나는 둘이서 함께 추는 춤을 그려본다. (박천현)
1시놉시스 애써 외면하려 해도 마음에 밟히는 것들이 있다. 공기 중에 답답한 미움과 한계가 가득하다. 이 공기를 계속 마시다간 숨이 막혀버릴지도 모른다. 그게 딱히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런대로 살아간다. 자신을 옭아매고 서로를 옭아맨다.
1프로그램 노트 “맑고 고운 심성을 가꾸도록 우리 모두가 바른 길잡이가 되는 것 따위엔 관심이 없습니다.” 어딘가 묘하게 비틀린 안내문은 일단 그렇다 치고 넘어가자. 퍽 강렬하고 재치 있는 다섯 개의 우화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 때보다 개성을 중시하면서도 더없이 몰개성한 유행이 판치는 세태, 개인의 노력으론 쉬이 바꿀 수 없는 사회적 인식과 그로 인한 구조의 한계, 계급화된 노동 환경이 초래하는 파멸적 결말, 공동체 내 자행되는 폭력의 아이러니, 맹렬히 끓어올랐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갈아치워지는 인스턴트 식 관계. 각각의 에피소드가 현대 사회의 문제를 꼬집는 동안, 객석에서 마음 편히 웃는 자를 색출하는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자승자박 옴니버스>는 오늘날 진정한 자승자박의 행위자를 건조하게 비웃는, 깜찍하고도 오싹한 애니메이션이다.(함윤정)
1시놉시스 평생을 바쳐 일해온 직장에서 부장까지만 하고 강제 퇴직을 당한 동식, 허무하고 공허한 마음을 집에서 달래보려 하지만 정작 딸과 아내는 자신에게 관심도 없는 것 같아 서럽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년 남성에게 찾아온다는 갱년기까지 찾아와 하루종일 마음이 싱숭생숭한데 그곳에서 피까지 나기 시작한다. 피를 막아보려 애쓰던 동식은 딸의 생리대를 몰래 훔쳐쓰게 된다.
1프로그램 노트 강제 퇴직 후 집에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동식. 갱년기까지 겹친 탓에 나날이 울적하지만 마치 자신을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대하는 아내의 핀잔과 딸의 무관심 사이에서 헛헛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불철주야 몸을 바쳐 일해왔으나 하루아침에 본인의 쓸모를 박탈당한 상실감에 빠진 동식에게는 가족 구성원들과 새롭게 관계를 맺어 나가야만 하는 숙제가 주어지지만, 하루아침에 변하기란 그도 그의 가족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야말로 ‘중년의 위기’에 봉착한 동식을 괴롭게 만드는 또다른 애로사항이 있다. 그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모종의 증상은 이 모든 혼란스러운 상황을 통과하는 사이에 겪는 불안함을 대변한다. 영화 <매직대디>는 이러한 동식의 비밀을 둘러싸고 인물들 사이에 엇갈림과 오해를 쌓으며 이야기를 추동하고 재미를 더한다. 또한, 퇴직 후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는 일, 완경과 갱년기의 말 못할 불편과 고민 등 일생의 한 생애주기를 지나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상황 속에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인물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동식을 연기한 정인기 배우를 비롯하여 배우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매끄럽고 유쾌한 가족 드라마다.(이남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