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투로컬 4-6

로컬투로컬 4

  • 1<열 개의 우물>(2023), 김미례

로컬투로컬 5

  • 1<지난 여름>(2023), 최승우

로컬투로컬 6

  • 1<여름이 지나가면>(2024), 장병기

로컬투로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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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우물 Ten Wells

다큐멘터리|혼합|DCP|82분|2023

  • 1시놉시스
    80년대 인천의 가난한 동네 만석동, 화수동, 십정동. 그곳엔 하루하루의 생계를 위해서 온갖 '부업'을 다 해야하는 여성들과, 그녀들과 함께 살며 아이를 돌보던 여성들이 있었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나누고, 서로 돌보며 열 개의 우물 속에서 꿈을 길어낸 여자들을 만난다.
  • 1프로그램 노트
    김미례는 자신의 여섯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열 개의 우물>(2024)의 개봉을 준비하며, 작품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기 위한 블로그를 열었다. 나는 지난해 처음 보았던 이 작품을 다시 살피며, 그가 『열 개의 우물 속에 담긴 나의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읽어볼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고 느끼던 어느 날, 나는 나의 마음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한 아이가 청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언제나 혼자서 나를 기다리던 조그만 아이. 어디 둘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 맡겨졌던 아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 먼 세계를 떠돌아도 언제나 그 아이 곁으로 돌아왔던 나의 귀가는 어색했다.” 김미례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시간 동안 그의 어둠 속에서 자라고 있던 아이에 대한 마음을 읽으며, 나는 드문드문 찾아드는 공백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담긴 장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았다. “아이가 자라고 있던 그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고, 아이를 따듯하게 품어주지 못했다는 아픔이 아이의 키만큼 자란 것이다.” 김미례는 오래전 십정동의 어머니들이 아이와 함께 자라난 아픔을 마음속에 지니고 살아왔던 것처럼, 자신도 그러한 아픔을 지녔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십정동의 아픔을 품었던 이들을 찾아가 그 시절 이야기를 청하며, 옛 기억이기에 듬성듬성하기만 한 시간을 되짚는다. 이 너른 시간의 빈칸을 채우는 풍경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한 아이의 엄마, 김미례의 마음과 닮아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둠 속에 있는 그 아이가 나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지탱해주는 힘이었고,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시절 가난한 동네에서 고단한 노동 속에서도 '내'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들을 함께 돌보며 서로 기대어 줄 수 있었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오민욱)

<노동자다 아니다>(2003)
<노가다>(2005)
<외박>(2009)
<산다>(2013)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2020)

로컬투로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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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Last Summer

극영화|컬러|DCP|76분|2023

  • 1시놉시스
    농번기를 맞이한 늦봄의 작은 농촌 마을에 민우와 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사는 한 가족이 있다. 민우는 매일 아침 면사무소에 출근하고, 아버지와 농부들은 모를 심는다. 민우의 친구, 성훈은 아버지의 축사 운영을 돕는다. 
  • 1프로그램 노트
    농사는 하늘이 80퍼센트 짓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깐 나머지 20퍼센트만이 농부의 몫이다. 가뭄이 들고, 홍수가 난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때맞춰 볕이 들고, 비가 내리면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땅을 가꿀 뿐이다. 생은 창밖의 날씨 같다고 했던가. 자연의 섭리를 깨달은 인간은 모든 대상을 겸허히 관조한다. <지난 여름>은 그러한 지긋한 시각을 견지하며 거룩한 순간을 수수히 담아낸다. 영화는 포착된 대상에게서 함부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인물이 떠난 자리를 한참 동안 비추고 있기도 한다. 때로는 인물과 그의 허물을 가려주는 것 같다. 무던하고 적막한 이미지는 프레임 너머의 소리를 유인하고, 고결하고 진귀한 순간이 영화 군데군데 피어난다. 하지만 <지난여름>이 더욱 빛을 발하는 지점은 자연의 거대한 작동 원리를 무릅쓰는 인물의 소박한 의지에 있다. 극 중 민우는 직장을 그만둔다. 그 때문에 누나로부터 잔소리를 듣지만,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며 도리어 신경질 낸다. 헛헛한 마음에 친구를 만나러 나서고, 함께 술을 마시기도 한다. 인물이 짓는 작은 결정은 우람한 자연 속에서 잔잔히 도드라진다. 마지막쯤, 민우가 볕뉘 드는 자리에 앉아 손톱을 깎고 있다. 햇빛은 그와 그의 행위를 감싸고 돈다. 아주 잠시였지만, 거기서 일백의 합일 순간을 목도한 듯 콧등이 시큰했다.(윤지혜)

로컬투로컬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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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가면 When This Summer is Over

극영화|컬러|DCP|115분|2024

  • 1시놉시스
    신도시 개발계획이 있는 지방의 마을로 이사를 오는 ‘기준’의 가족. 새롭게 다닐 학교에서 전학수속을 밟고 있는 사이, 기준의 새 운동화가 사라진다.

    신발도둑으로 의심을 받는 아이는 동네에서 유명한 결손가정의 형제들이다. 기준의 가족은 이 형제들이 신발도둑이라는 의심이 들지만, 고작 신발정도니까 모른 척 넘어가준다. 
  • 1프로그램 노트
    어른들이 자기 잇속 차리느라 정신 팔려있을 때 소년들의 어둡고 천진한 세계가 깨어난다. 기준의 엄마는 농어촌 전형이란 입시 전략을 위해 초등생 아들을 지방 외진 동네로 데려간다. 기준은 그곳에서 적응하기 위해 소위 잘 나가는 친구들 무리에 들어간다. 마을 사람들은 재건축 3차 보증금 소식과 좋은 이주 조건 제시에 축배를 든다. 그 와중에 방치된 마을 소년 영문, 영준의 딱한 사정은 이야깃거리로 전락한다. 성인들의 지나친 간섭과 철저한 무관심은 아이들의 역심을 요동치게 만들 뿐이다. 소년들은 저마다 힘으로 위계를 나누고, 강한 무리에 들어가기 위해 조공을 바치고, 원하는 무리에 편승하고 나서는 비행을 일삼는다. 또래 친구들의 돈을 갈취하고, 자전거를 훔치고, 가게 물건을 빼돌린다. 다른 무리로부터 서로를 보호한다. 그렇게 제멋대로 앓고 깨기를 반복한다. 그들의 단일한 공간에 계산적이고 선입관 가득한 어른들이 낄 틈은 없다. <여름이 지나가면>은 각기의 사정으로 생채기 난 소년들의 얼굴과 그들의 시선을 쫓는다. 무엇이 진정 그들을 위한 길일까. 작품 속 어른들이 끝내 내리지 못한 질문의 답을 언젠가 찾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나면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를 건네받은 듯 막막하고, 또 먹먹해진다.(윤지혜)

<맥북이면 다 되지요>(2017)
<할머니의 외출>(2019)
<미스터장>(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