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독립영화제

인사말

안녕하세요. 스물여섯 번째 부산독립영화제가 개막합니다. 올해 부산독립영화제는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립니다.

부산독립영화제는 스무 해를 훌쩍 넘어 서른 번째 해를 향해가는 현재까지 부산 독립 영화의 ‘정원’과 ‘운동장’의 모습으로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들, 그리고 한국독립영화의 멈춤 없는 도전을 실천하며 규모와 시장의 논리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스스로의 가치를 지켜왔던 이들에게 진심이 담긴 응원과 지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런 우리 모두가 지역영화의 현재이고, 독립영화의 현재입니다.

저마다의 정의,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삶과 영화 사이에서 물러섬 없이 말해왔던, 우리 모두의 ‘정원’과 ‘운동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토론을 통해 건강하게 교환되던 가치가 부조리함으로 폐기되었고, 평범하고 낮은 곳에서 다양성을 실천하던 이들의 시간이 상실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민주적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그 권력을 일시적으로 위임받게 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자행한 독선과 불통, 그리고 전문성을 자처했지만, 어긋나기만 했던 어리석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시대를 살아가며 주어진 ‘불행’을 탓하기만 해야 하는 걸까요?
소중한 가치가 성장할 시간을 빼앗긴 우리 모두에게 이 ‘불행’한 시대를 이겨낼 수단으로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개막 인사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를 이 표현들 앞에서 마음은 착잡하기만 합니다만, 눈과 귀를 닫고, 애써 마음을 달래며, 수긍하고 외면하지만은 않으려 합니다.

‘올해’, ‘우리’, ‘다시’, 부산독립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어, 다행스럽습니다,

반가운 마음이 스며드는 것을 시작으로, 지켜왔던 가치를 돌이켜보고, 다가오는 시간 앞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습니다.

독선, 불통, 어리석음이 지역 영화의 ‘정원’과 ‘운동장’을 쉽사리 흔들어 댈 수 없도록, 우리 모두, 지지 않을 마음을 모아 올해 부산독립영화제의 개막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부산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오민욱

트레일러

연출 박천현
PD 황윤조
배우 기진우, 지하, 설찬미, 김기준, 배연경, 전두식 


연출의도 
마음의 태풍이 지나가고 잠깐 앉아 본다. 하나의 장소 속에 다른 시선들이 꽃핀다.

포스터

일러스트 김국태

처음 카메라로 세상을 담은 날,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여행의 시작.